김성령
< 단면이 아닌 단편, 단편선 >


타인과의 관계를 이야기로 말한다면, 단편이 될지언정 단면으로 설명하기는 힘들 것이다. 

‘그 때문에 살겠다’ 할 만큼 누군가를 사랑하는 와중에도, 드물지 않게 증오와 계산이 동반될 때가 있다.
 이는 관계나 감정을 포함한 세상의 거의 모든 것들이 여러 면을 한 몸으로 지니고 존재하기 때문이다.
사랑과 증오가 전혀 다른 각각의 무언가로 보이지만 실상은 앞모습과 뒷모습일 뿐 하나인 것처럼.
가까이에는 나와 나 자신과의 관계만 생각해보더라도 두려울만큼 복합적인 그림이 나열된다.
관계를 맺는다는 건 이에 앞서서 생을 가졌기에 가능한 일인데, 내게 생을 쥐어 준 이들과 나는 어떤 얼굴들로 마주하고 있었나 되짚어 본다. 

나는 그저 그렸고, 이건 내 심리이다. 생의 모난 부분을 단편선과 같이 표현하는 일을 했다.